예나 지금이나 혼인(婚姻)을 할 때는 용한 역술인을 찾아 궁합을 보아왔다!. 궁합(宮合)의 정의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혼인할 남녀의 사주를 뽑아 음양오행을 분석하고 맞추어 보며 부부로서의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행위”로 적고 있다.

결혼(結婚)은 두 남녀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문(집안)과 가문의 결속을 의미하는 집안문제로 더 크게 확대해 볼 수도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뼈대 있는 가문이라고 하는 금수저들은 거의 혼맥(婚脈)의 연결고리로 결속되어 현재까지도 철옹성 같은 그들만의 특권을 유지하려는 관습이 남아있다.

궁합에는 속 궁합과 겉 궁합이 있는데, 겉 궁합은 서로간의 성격이나 취향 등의 특성을 맞추어보는 것이고, 속 궁합은 글자 그대로 내면적인 문제와 성적(性的)인 의미를 내포 하기도 한다. 궁합(宮合)이란 단어의 한자(漢字)중, 집 궁(宮)이라는 글자를 파자 해보면 지붕을 뜻하는 갓머리 변 아래에, 두 개의 입(口=입 구, 구멍 구)이 서로 혓바닥을 내밀고 결합되어 있는 형상으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직역하면 지붕 밑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남녀간의 찐한 입맞춤, 또한 성적(性的)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글자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궁(宮)자의 음훈을 살펴보면 “집궁, 담궁, 두를궁, 임금의 아내나 첩,.”.을 의미하는 글자이며, 합(合)자의 음훈은 “합하다, 만나다, 모이다, 짝, 들어맞다,”이니, 궁합을 본다는 것은 처음 만난 두 사람의 남녀(男女)가 성격(性格)이나 성적(性的)으로 서로 잘 맞는가를 비교해 보는 일이다.

예전에는 가문과 가문과의 결속이 우선이었기에 신랑 신부 사주팔자의 태어난 해의 간지(干支)인 년주(年柱)의 조상자리를 맞추어보는, 겉 궁합을 중시하였으므로 부부가 될 당사자는 서로의 얼굴도 모른 채 어른들이 정해주는 혼인을 치른 후 첫날 밤에서야 서로 얼굴을 확인 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의 젊은이들은 부모들끼리 혼사를 정한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싫으면 그 결혼은 이루어 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겉 궁합은 거의 보지 않고 속 궁합 위주로 궁합을 보게 되는데 그 방법은 당사자들의 사주팔자 여덟 글자 중에서 생일의 간지(干支)인 일간(日干)과 일주(日柱)로 서로의 궁합(宮合)을 맞추어 보게 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년지(年支)는 조상자리이며, 월지(月支)는 부모의 자리이고, 일주(日柱)는 나 자신과 배우자 자리이므로 두 사람의 사주팔자 일주(日柱)의 오행성을 서로 비교하며 상생(相生)과 상극(相剋), 비화(比和)등의 연결고리를 통해 서로의 성향을 맞추어 보는 것이 속 궁합이다.

궁합(宮合)은 꼭 연인이나 배우자와의 관계만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크게는 동업자와의 관계나 친우와의 관계,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서도 호불호(好不好)와 이해득실을 알아 낼 수 있으니 다양한 인간 관계를 나의 실체와 비교하며 궁합을 맞추어 보고 새로운 인간관계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것이 궁합을 보는 키포인트이다.

좀 더 개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직접 속 궁합을 맞추어보면 되었지 구차하게 궁합을 맞추어봐야 하는가의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지만 세상살이는 그렇게 만만하고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들은 자식들의 혼례에는 반드시 궁합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운명을 궁구하는 사주추명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근대에는 명리학이 엄연한 학문으로 자리매김하여 서울의 명문대학에서도 인기학과로 강의되고 있으며 2012년에는 운명학에서 파생된 풍수지리학문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실만 보아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우리가 사주를 믿건 안 믿건, 수 천년 간 명맥을 유지하며 내려온 명리학문의 배울 점은 본 받고 취해야 할 것은 최대한 얻어내어 알 수 없는 우리의 미래와 새롭게 펼쳐질 새로운 앞길에 꽃씨를 뿌리고 미래지향적인 배우자상을 그려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인 것이다.

-인산 김남도-